앞으로 무엇으로 먹고 살아야 할 것인가? 이는 모든 나라 공통의 고민거리이며 각국 경제성장의 중요한 전략과제가 되고 있다. 80년대만 해도 일본의 산업경쟁력은 미국보다 우위에 있었으나 90년대 들어 미국은 정보 탈산업화(Post-industry)를 통해 경쟁력을 키워 다시 역전시켰다. 지금 일본은 제조업의 고도화를 통해 장기불황을 극복해 내며 안정적 경제성장을 이끌어내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 문제와 관련,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인가 고민하고 있다. 최근 카이스트 비전을 수립하는데 있어 러플린(Robert B. Laughlin) 총장은 한국도 이미 탈산업화로 접어들었다고 전제, 이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탈(脫)산업화 이후의 산업전략 수립해야>
한국에서는 최첨단 산업시장이라고 여겨졌던 PC 산업이 더 이상 낙관할 수 없게 됐다. 단적인 예로 삼보컴퓨터의 위기는 PC산업 전체의 위기에 따라 예견된 것이었다. IBM, HP등의 기업들도 하드웨어적 PC 산업을 포기한지 오래이다. 이러한 현상은 단지 PC 산업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이미 탈산업화를 이룬 미국은 하드웨어적 PC 산업에서 벗어나 첨단 지식산업에 집중 투자,큰 성과를 이끌어내고 있다. 그 예가 전자상거래 붐을 일으킨 e-bay이다. e-bay는 미국 전통 자동차 기업인 GM의 1.5배 이상의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Google의 경우도 검색엔진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내 인터넷뿐 아니라 미국 전체 성장에 엄청난 활력을 불어 넣었다.
현재 대다수 선진국의 경우, 생산 설비의 중국 이전으로 제조업 공동화가 가속화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로 유일한 경제 견인차인 수출의 지속적 신장을 위해서는 고부가가치 제조업의 육성은 필수불가결의 과제다.
최근 일본의 경기회복은 도요타(Toyota) 등의 대기업을 앞세운 첨단기술에 기반한 제조업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 일본 기업들은 자신들이 창출한 시장이 싼 인건비로 무장한 중국 기업들에 의해 잠식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품질 좋은 제품을 어떻게(How) 싸게 만들까 하는 것이 일본 기업들의 주된 전략이었다면, 앞으로는 다른 기업들이 만들지 못하는 무엇(What)을 만들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다.
이와 관련된 것이 블루오션 전략(Blue Ocean Strategy)이다. 블루오션 전략은 '가치 혁신(Value Innovation)'의 한 분야로, 현재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경쟁에 의해 혼탁해지지 않았고 높은 수익과 무한한 성장이 가능한 신시장이다. 이와 반대로 레드오션(Red Ocean)은 기업 간 무자비한 경쟁에 의해 핏물로 바다가 붉게 물들어 버린 시장을 말한다.
<가치혁신으로 신산업, 신시장 선점을>
레드오션 시장에서 대부분의 기업들은 1위 기업을 벤치마킹하고, 치열한 경쟁을 통해 기업을 성장시키며 시장점유율 쟁탈전을 벌인다. 그러나 블루오션 시장에서 수요는 경쟁이 아니라 창조에 의해서 늘어나게 된다.
향후 한국이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일본과 미국 두 나라의 전략을 적절히 조화시켜야 한다. 경제성장에 있어 제조업 비중은 매우 높다. 수출을 통한 성장을 위해 과학기술에 기반한 핵심기술(key-technology) 및 핵심설계, 핵심부품, 핵심재료 등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고부가가치 제조업을 육성해야 한다.
더불어 탈산업화에 대비해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고 남들보다 먼저 신산업과 신시장을 개척하여 이를 선점할 수 있어야 한다. 즉, e-bay나 google과 같은 첨단 지식산업 및 지적 재산권과 같은 무형자산의 육성을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과학기술을 활용한 지식 집약적 제조업을 육성해 나간다면 우리의 미래는 보다 밝아질 것이다.
글쓴이 / 장순흥
KAIST 교수 / 기획처장
서울대 원자핵 공학과
MIT 핵공학 박사
前 국가과학기술자문위원
前 원자력 안전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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