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
감옥에 수감돼 있던 알 카에다 요원들이 땅굴을 파고 탈출했다. 이 가운데는 미군 구축함 자살폭탄테러 지휘자 등 거물들이 포함돼 있어, 미국 등
서방에 비상이 걸렸다.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은 5일 성명을 통해 예멘 수도 사나의 군 정보부 감옥에 수감돼 있던 알 카에다 요원 13명 등 테러범 수감자
23명이 땅굴을 통해 탈출했다고 밝혔다. 탈옥자 중에는 2000년 예멘 남부 아덴항(港)에 정박해 있던 미 구축함 콜(Cole)호를 향해
자살폭탄 공격을 지휘한 자말 알 바다위와 2002년 예멘 남부 해상에서 프랑스 유조선에 폭탄공격을 가했던 파와즈 알 라베이 등 거물들이 포함돼
있다. 특히 2003년에 한 차례 탈옥했다가 다시 체포됐던 바다위는 알 카에다의 예멘 총책으로 알려진 위험인물이다.
이들은 지난 2일 밤 탈옥한
것으로 추정된다. 모하메드 함디 알 아흐달 등 재소자 15명의 재판을 하루 앞둔 시점이었다. 탈옥 때 이용한 140여m 길이의 지하터널은
감옥에서 인근 이슬람 사원으로 이어져 있었다. 이 때문에 이들의 탈옥에는 외부 공모자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이들이 무슨 도구로,
얼마나 오랫동안, 어떻게 들키지 않고 동굴을 팠는지, 파낸 흙은 어떻게 처리했는지 등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이들의 탈주 사실도 다음날인
3일에야 밝혀졌다. 미 언론은 사건 직후 예멘 당국의 경비 소홀을 비판했다.
예멘 정부는 뒤늦게 인터폴에 탈옥자들의 이름과 사진 및 지문 등을 보내 전 세계에 이들의 수배를 요청했다. 이에 인터폴은 이들의 추가 테러
공격을 예상, 회원국 184개국에 황색 테러 경계령을 내렸다. 로널드 노블 인터폴 사무총장은 “회원국 모두가 자국 국경 및 국내에 관련 경계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인터폴은 일단 황색 경계령을 발령했지만 회원국들의 요청이 있을 경우 적색 경계령으로 격상할 예정이다.
알 카에다 최고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의 조상 고향인 예멘은 테러가 빈발하는 곳이다. 그러나 9·11 테러 이후 미국과 대(對)테러
공조전을 펼치는 과정에서 소수민족 지역을 제대로 장악하지 못해 테러 대응 능력을 의심받아 왔다고 외신들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