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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 께서 남기신 글입니다.  [2004/01/16]
田園에서 보내는 편지 2003/12/03 08:42

늘 안녕하시겠지요. 내가 40여 년 서울 생활을 청산하고 시골에 집을 지어 이사하겠다고 했을 때 김형은 나를 만류하고 나섰지요. 여러 가지로 불편하지 않겠느냐고, 답답하지 않겠느냐고, 이따금 만나 저문 인사동에서 정담을 나누던 우리들의 술자리는 또 어쩔 거냐고 걱정해주던 김형 목소리를 뒤로 한 채 여기 이천 집으로 이사한 지 벌써 2년이 지났습니다.

이제 저물녘 소쩍새가 상수리나무 가지에 와 울기 시작하는 시간이 언제쯤인가. 찔레나무에 열린 빨간 열매를 먹으러 오는 새가 어떤 녀석이고, 그 새의 깃털이 어떤지도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올해는 텃밭에 고추 토란 고구마를 심었는데 제법 결실이 풍성합니다. 여름내 풋풋한 식탁을 장식해 주던 상추 쑥갓 밭에는 가을 김장감으로 무와 배추를 심었습니다. 이른 새벽 잠이 깨면 아내와 뜨락에 나와 별빛을 우러르기도 합니다. 우리가 도시 생활 속에 묻혀 살면서 잃어버렸던 자연 속에서 그야말로 풀잠자리처럼 삽니다. 추상과 보편의 삶에서 구체적 발견의 삶으로 옮겨왔다고 할까요.

불편한 것도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기를 쓰고 돋아나는 잡초도 뽑아줘야 하고, 서울 직장까지의 출퇴근에도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합니다. 삽질 하나까지도 직접 해야 합니다. 그러나 이 모든 불편을 감내하고서라도 내가 흙과 풀 속으로 돌아와서 푸근히 잠들 수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행복감을 느낍니다. 이제 사람이 살아야 할 사람의 자리에 왔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사실 우리는 너무나 편리함에 길들여져 살고 있습니다. 편의성만을 추구하면서 살다보니 모든 판단과 행동을 사람 위주로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하늘을 나는 새 한 마리, 들판의 풀꽃이며 시냇물이나 야산에 이르기까지 우리 삶의 근원이 되는 온갖 환경들을 하찮은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제 저는 조금쯤 불편을 감내하면서라도 하늘과 바람과 물, 산천초목들과 같은 원초적이고 근원적인 것들 곁으로 다가서야 한다고 믿습니다. 삶의 체취가 휘발되고 사람의 느낌과 생각까지 디지털화되어 가는 공허한 미래는 상상만 해도 답답해집니다.

전원에 내려와 살면서 저는 잃어버리고 살았던 마음 속의 시력을 많이 되찾고 있습니다. 지나시는 길 있으시면 들러주십시요. 상수리나무 밑, 전망 좋은 벤치를 비워두고 기다리겠습니다.



이건청 한양대 사범대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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