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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께서 남기신 글입니다.  [2004/11/17]
海警 3005艦 말라카 해협 해적소탕훈련 승선記

[르포] 海警 3005艦 말라카 해협 해적소탕훈련 승선記
우리 原油 수송선의 90% 이상이 통과하는 말라카 해협. 이 바다는 우리에겐 생명선, 해적에겐 天國이다
李相欣
 月刊朝鮮 기자 (hanal@chosun.com)
8泊9日의 同乘
<지난 10월12일, 말라카 해협에서 벌어진 한국ㆍ말레이시아 양국 경찰의 테러대응 합동훈련. 한국 海警 특공대가 헬기에서 가상 해적선을 향해 하강하고 있다.>
 지난 10월2일 오전 10시30분, 인천시 중구 북성동의 해양경찰청(청장 李承栽) 전용부두. 해양경찰청 경비함 3005號(태평양 5號: 함장 南相旭 경정)가 긴 기적 소리를 내며 부두를 미끄러지듯 빠져나왔다.
 
  부두를 벗어난 3005艦(함)은 船首를 남쪽 194도 방향으로 틀더니 곧장 내달리기 시작한다. 3005艦의 목적지는 말레이시아의 랑카위 섬. 10월12일 말라카 해협에서 실시되는 「한국ㆍ말레이시아 해적대응 합동훈련」에 참가한다.
 
  말라카 해협은 「해적의 바다」로 惡名이 높다. 이 해협은 길이가 800여km, 폭이 100km가 안 된다. 이곳을 지나는 각국의 商船과 유조선이 자동소총과 중화기로 무장한 東南亞 해적들의 손쉬운 표적이 되고 있다. 말라카 해협에는 한 해 5만 척의 배가 통과한다.
 
  1993년부터 금년 상반기까지 全세계에서 발생한 3159건의 해적 사건 중 37%에 해당하는 1163건이 말라카 해협과 그 인근 해역에서 발생했다.
 
  우리나라는 수입 원유의 90% 이상을 말라카 해협을 통해 운송하고 있다. 유럽지역의 수출입품을 실은 우리나라 商船도 연간 2000척 이상이 이 해협을 통과한다.
 
  지난 7월 한 이슬람 무장단체가 『한국의 선박을 공격하겠다』고 협박하고 나섰다.
 
 
  海警 경비함 3005號
 
  인천에서 랑카위까지는 약 3000마일(약 5500km)이다. 3005함은 16노트(시속 30km속도)로 9일간 달려 10월10일 오전 10시에 랑카위에 도착할 예정이다.
 
  이번 훈련은 1953년 海警 창설 이래 첫 원거리 국제원정이다.
 
  2인1실의 넓은 방을 배정받았다.
 
  짐을 내려놓고 南相旭(남상욱ㆍ47) 함장과 간단한 인사를 했다. 南함장은 해양대학교 출신으로 1989년 海警에 들어왔다. 海警에 오기 전에는 항해사로 유조선과 商船을 6년간 탔다. 그는 말라카 해협을 서른두 번 왕복한 경험이 있다.
 
  3005함의 기관장인 朴鍾言凡(박종범ㆍ53) 경감이 배를 구경시켜 줬다.
 
  朴기관장은 『3005함을 끌고 말라카에 갈지 누가 생각했겠는가』라며 감회 어린 표정을 지었다.
 
  朴기관장을 따라 엔진실과 기관실, 보일러실 등 배의 구석구석을 돌아보았다.
 
  함정의 엔진과 각종 기관은 배의 바닥 층과 그 위층에 주로 분포돼 있다. 갑판 아래층으로 내려갈수록 페인트 냄새에 머리가 아파 왔다. 朴기관장은 船首 쪽 제일 아래 층으로 기자를 데리고 갔다.
 
  『지금 우리가 밟고 서 있는 것이 淸水 탱크입니다. 이곳에 274t의 淸水를 저장할 수 있습니다. 이 물 가운데 134t은 먹는 물이고 나머지는 세면·세탁용 등으로 사용합니다. 물이 모자라면 造水機(조수기)로 하루 5t의 바닷물을 증류해서 각종 잡용수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보통 승조원들이 한번 출동 나가면 하루에 12~15t 정도의 물을 사용합니다』
 
  식수는 자외선 살균을 거쳐 공급된다.
 
  대변이나 소변 같은 오물은 화학약품을 처리하여 탱크에 저장했다가 공해상에 버린다. 바다에 버릴 때쯤 오물은 발효가 끝난 상태라고 한다.
 
 
 
 
  항공순찰
 
  페인트 냄새, 엔진의 소음과 열기, 배의 롤링에 따른 어지러움이 심해졌다.
 
  3005함은 한진중공업이 지난 2월 준공, 인천 海警에 인계되었다. 배수 톤수는 3960t, 길이 110m, 폭은 약 15m, 맨 꼭대기 조타실에서부터 배 바닥까지 7층 구조로 되어 있다.
 
  최고 속력은 21노트, 최고 항해거리는 8500마일(약 15300km)이다. 이번 훈련의 항해 거리가 약 3000마일이니 말라카 해협까지는 중간 給油 없이 충분히 갔다 올 수 있다.
 
  배에 실린 기름을 200ℓ들이 드럼통으로 환산하면 약 3600드럼통, 時價로는 6억5000만원이 넘는다고 한다.
 
  오후 2시, 3005함이 군산 앞바다 60마일 부근을 지날 무렵 『금일 오후 3시에 항공 해상 순찰이 있다』는 함내 안내방송이 나왔다.
 
  3005함은 헬기를 탑재할 수 있는 격납고 시설을 갖추고 있다. 3005함에 탑재된 AS-565 펜더 헬기는 인천 海警 항공단 소속이다. 함정 탑재용으로 제작된 이 헬기는 海警이 작년 7월 프랑스 유로콥스社로부터 사들인 것이다.
 
  해상용 헬기는 엔진 두 개가 장착된다. 엔진 하나가 갑자기 고장났을 경우 「디칭(ditching: 수면에 착수하는 것)」을 피해 무사히 육지까지 비행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헬기는 8박9일 동안 3005함에 머무르며 함장의 지휘를 받아 비행 순찰과 구난 임무를 수행한다.
 
  헬기 1대에는 기장과 부기장이 각 1명, 정비사 2명, 항공관제사 1명 등 최소 5명이 한 組(조)가 되어 움직인다.
 
  오후 2시30분 항공요원들이 격납고에서 헬기를 꺼내 갑판으로 옮겼다. 접혀 있던 로터를 펴서 고정시키는데 바람이 심하게 불었다. 로터를 3개 폈을 때 5m가 넘는 로터 하나가 균형을 잃고 아래위로 심하게 요동을 쳤다. 자칫하면 로터와 헬기의 연결부위가 부러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배의 속력을 줄인 후 정비사와 戰警 다섯 명이 달려들어 한참 동안 씨름한 후에야 로터를 고정할 수 있었다.
 
  해군 소령 출신인 金相默(김상묵ㆍ49ㆍ경위) 기장과 梁會徹(양회철ㆍ38ㆍ경위) 부기장, 기자를 포함 모두 여덟 명이 자리를 잡자 2.7t짜리 쇳덩어리가 가볍게 공중으로 떠 올랐다.
 
  이륙 20분 후, 헬기는 서해 특정해역 경계선인 동경 124도 부근 상공에 도착했다. 바다에 시커먼 중국 배들이 점점이 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우리 어선은 단 한 척도 보이지 않았다. 남쪽으로 기수를 돌려 동경 124도 선을 따라 계속 내려가자 중국 어선이 수십 척씩 무리지어 조업하는 것이 보였다. 金相默 기장은 고도를 낮추어 기자가 사진을 찍기 좋은 위치에서 헬기를 이리저리 돌려 주었다.
 
  金기장은 『중국 어선들은 낮에는 EEZ(배타적 경제수역) 부근에 옹기종기 모여 있다가 밤이 되면 우리 영해로 들어와 조업을 하고 새벽에 빠져나가기를 반복한다』고 말했다.
 
  헬기는 수집한 중국 어선 불법조업이나 각종 해상 정보를 경비 중인 해당 경비함으로 보낸다. 정보를 받은 경비함은 소속 海警 상황실로 이를 보고한다. 이렇게 해서 全國 해상과 공중에서 수집한 모든 정보는 최종적으로 海警 본청으로 집결된다.
 
  약 1시간20분간의 항공순찰을 마치고 헬기는 태안반도 앞에 있는 격렬비열도 부근을 지나고 있는 3005함에 안착했다.
 
 
  훈련에 파견된 사람들
 
  함정에서 아침식사가 오전 7시30분, 점심식사가 오전 11시30분, 저녁식사는 오후 5시30분이다. 흔들거리는 갑판에 처음 올랐을 때부터 몸에서 불편한 신호를 보내기 시작했다. 익숙지 않은 페인트 냄새, 난간을 잡을 때마다 손에서 묻어나는 소금기, 여기에 헬기까지 타고 내리니 속이 울렁거리고 머리가 어질어질한 것이 제정신이 아니었다. 저녁을 먹는 둥 마는 둥 했다.
 
  10월3일 오전 7시30분, 16노트로 하루 약 400마일을 달리는 함정은 밤새 마라도 남서방 100마일 부근을 지나고 있었다. 전날보다 속은 한결 편해졌으나 여전히 롤러코스트를 타고 금방 내린 것 같은 기분은 가시지 않았다.
 
  3005함의 승조원은 67명이다. 승조원 중 24명은 戰警이고 나머지는 순경 이상 海警 직원들이다. 이번 출항에는 훈련 관계로 20명의 외부 인원이 추가로 탑승해 함정의 승선인원은 총 87명이 되었다.
 
  엔진과 전기제어 시설의 비상사태를 대비한 현대중공업과 맥산(주)의 기술자 등도 동승했다.
 
  영종도 海警 특공대에서는 陳在國(진재국·36) 제대장을 비롯 대원 4명이 파견됐다. 이들 파견 특공대원은 원래 3005함에 배속되어 있던 특공대원 3명과 합쳐 이번 훈련에 한 組를 이루고 있다.
 
  부산 海警에서는 金成基(김성기ㆍ39ㆍ경감) 부산 특수기동대장과 趙哲濟(조철제ㆍ41ㆍ경위) 정보과 외사계장을 보냈다. 金成基 경감은 훈련 담당관으로 참여해 이번 훈련을 시나리오에 따라 준비하고 진행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趙哲濟 계장은 훈련 참관인 자격으로 파견됐다. 그는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페스카마 15호 선상반란 사건」과 「텐유호 해적사건」 수사에 직접 참여하는 등 각종 해상 강도와 해적 사건에 풍부한 경험을 가진 수사관이다.
 
  우리와 마찬가지로 원유수송선의 90% 이상을 東南亞 해상로에 의존하는 일본의 경우 해적 대응에 가장 적극적이다. 일본은 2000년 이후 지금까지 7차례에 걸쳐 말레이시아·필리핀·인도네시아 등 東南亞 국가와 해적 대응 합동훈련을 해오고 있다.
 
  일본은 東南亞 각국에 해상보안청 직원을 파견하여 항해술이나 해양기술을 전수하고 있으며, 東南亞 국가의 해양경찰직원을 초청해서 해상범죄 단속에 관한 연수를 실시하거나 해상보안대학에 편입시켜 각종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함정은 출동하면 24시간 근무체계로 들어선다. 함장을 제외한 모든 승조원은 조타·기관·통신 중 한 개 근무組에 편성된다.
 
  조타실 근무는 항해부가 맡는다. 3005함의 경우 조타실은 한 번에 8~9명, 기관은 7~8명, 통신은 2명이 한 組가 되어 4시간마다 교대한다. 3교대로 근무하기 때문에 한 개 組는 하루 두 번 8시간의 근무를 선다.
 
  조타실 맨 오른쪽이 함장석이다. 배의 눈이라고 할 수 있는 레이더는 함장과 당직관 자리 옆쪽에 두 개가 있다.
 
  전자해도는 GPS(위성항법시스템)가 설치되어 있어 현재 배의 위치를 정확하게 표시해 준다.
 
  이런 첨단 장비 외에도 항해 중 돌발사태나 바다의 부유물을 확인하기 위해 전방 관측요원 두 명을 세운다. 밤에는 조타실의 불빛을 소등한 채로 운행한다. 불빛이 있으면 전방이 잘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낮에 날씨가 좋으면 육안으로 8~10마일(약 16km)까지 배를 확인할 수 있다. 날씨가 심하게 나쁘면 뱃머리도 보이지 않는다.
 
  함정은 영해를 벗어나면 全세계 어느 곳과 교신이 가능한 인마세트(국제 海事위성기구)라고 하는 위성통신 시설을 이용해 海警 본청과 교신을 한다.
 
  함장에서 가장 고참 戰警인 백종희 수경은 11월11일 제대할 예정이다. 지방의 한 4년제 대학 경영학과에 다니고 있는 그는 『제대 후 海警에 들어오고 싶다』고 말했다. 백수경은 『3005함의 전경 25명 중 10여 명이 나처럼 제대 후 海警에 지원할 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海警에 복무한 戰警에 대해서 「전경 특채」로 海警이 될 수 있는데, 이때 일반 공채에 비해 과목이 두 과목이 적은 세 과목만 준비하면 되기 때문에 많은 戰警이 이 시험을 노린다고 한다.
 
  「戰警 특채」도 경쟁률이 20 對 1이 넘는다고 한다. 함정 독서실에는 일과 후 공부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특채를 노리는 戰警과 승진 시험을 준비하는 직원들이다. 저녁에 『물을 아껴쓰라』는 함장의 지시가 내려졌다. 1日 물 사용 예상량 12t을 훨씬 넘겼다는 것이다.
 
 
  함정의 가장 막내가 취사반
 
  10월4일, 함정은 대만 북방 100마일 부근을 지났다. 파도는 3~4m로 다소 높다. 바다에 하얀 꽃을 뿌린 것처럼 白波가 넘실댔다. 바다는 출렁거리는 것이 아니고 파장을 넓게 그리며 너울거렸다.
 
  어젯밤부터 한국의 위성 TV가 잡히지 않았다. 흔들리는 쇳덩어리 속에서 먹고 자고 생활하자니 진이 빠졌다. 아침부터 회전목마를 타고 있는 듯한 묘한 불쾌감이 계속되었다. 피곤해서 침실로 내려와 잠시 누워 보지만 도무지 쉬는 것 같지 않다. 누우면 누울수록 피로가 더 쌓이는 느낌이다. 속도 계속 거북했다. 그렇다고 구토를 할 정도는 아니었다.
 
  평소에는 심각하게 느끼지 못했던 어깨 근육통이 배를 탄 지 이틀 만에 견디기 힘들 만큼 찾아왔다. 방법은 오직 하나. 몸을 계속 움직여 피로를 푸는 것뿐이다. 이날부터 갑판에서 뜀뛰기를 하고 체육실에 가서 운동을 시작했다. 200~300t급 배를 몰고 몇 달간 바다를 돌아다니며 고기를 잡는 어부들이 존경스러워졌다.
 
  신참순으로 5명의 전경이 취사를 맡는다. 이번 훈련에는 승선 인원이 많아 경험이 많은 고참 戰警 3명을 추가로 취사반에 투입했다.
 
  취사요원들은 오전 5시30분이면 일어나 식사를 준비한다. 저녁식사 설거지까지 마치면 오후 9시쯤이다.
 
  식단은 1식3찬이 기본이다. 끼니마다 김치나 깍두기 혹은 다른 반찬이 서너 개 씩 나와 반찬은 충분했다.
 
 
  스크루에 감긴 바닷물은 옥빛으로 부서졌다
 
  10월5일 오전 8시 3005함은 대만 해역을 완전히 벗어나 홍콩 남동방 130마일 부근에 와 있다.
 
  여기서부터는 남중국해다. 이대로 내려가면 말라카 해협 남단인 싱가포르까지 곧장 가게 된다.
 
  바다 색깔은 그동안의 검푸른 색에서 짙은 남색으로 바뀌었고, 파도는 3~4m로 여전히 높다. 스크루에 감긴 바닷물은 옥빛으로 부서졌다.
 
  조타실에 올라가서 보니 뒷바람에 파도를 타고 얌전하게 가는 상태인데도 배가 기우뚱기우뚱하는 모습을 확연히 볼 수 있었다. 그러고 보니 어제부터 주변에 고깃배가 한 척도 보이지 않았다. 멀리 지나가는 대형 상선만이 간간이 레이더에 잡혔다. 이날부터 싱가포르 해협에 도착하기 전까지 3005함의 레이더에는 하루 한 척의 배도 탐지되지 않은 날이 많았다.
 
  海警 본청 공보실에서 파견된 尹一秀(윤일수ㆍ32) 경장은 함정 회의실에서 매일 저녁 최신 영화를 상영해 인기를 끌었다. 그는 이곳에 오기 전 일부러 컴퓨터에 최신 영화를 많이 다운받아 왔다고 한다.
 
  10월6일, 항해 5일째다. 이날은 商船이 한 척 지나갔다. 어디서 날아왔는지 갈매기 10여 마리가 배를 따라다녔다. 조타실 근무직원은 갈매기가 새벽부터 배를 쫓아왔다고 했다.
 
  이놈들은 공중을 선회하다가 수면 가까이 곤두박질하기를 반복했다. 손바닥 크기만 해 보이는 날치가 수면 위로 날아오르고 있었는데 이것을 잡으려는 것이다. 갈매기의 사냥 성공률은 높아 보이지 않았다. 사냥하다 지치면 바다에 앉아 쉬기도 했다.
 
  며칠 운동을 계속해서인지 어깨 근육통이 많이 사라졌다. 몸도 한결 가뿐하다.
 
  오늘로서 배는 딱 절반을 왔다. 중국 동쪽 바다를 완전히 벗어나, 베트남 쪽 동방 바다로 들어가고 있었다.
 
  그동안 많은 거리를 왔음이 틀림없다. 매일 같은 풍경만 바라보니 같은 위치에 머물고 있는 듯한 착각을 하게 된다. 밖을 볼 수 없는 기관실 근무원들은 답답한지 가끔 조타실로 전화를 걸어 『지금 어디쯤 가고 있느냐』며 물었다.
 
  식사하고, TV(비디오 영화) 보고, 책 읽고, 운동하는 것으로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다.
 
  오전 10시40분경 海警 본청에서 팩스가 날아왔다. 국제해사국에서 공개한 최근 해적 관련 정보를 인천본청이 3005함으로 보낸 것이다.
 
  「언제 어디서 무장 강도가 어느 화물선에 침입해 船用品을 털었다」, 「해상강도가 어느 예인선에 불을 지르고 선장과 기관장을 인질로 잡아갔다」, 「어느 해역에는 의아스런 선박이 출현했다」는 등의 정보였다.
 
  이날 오후 1시에 승조원들의 상황배치 훈련이 있었다. 경찰 복장과 개인 화기를 갖춘 채 유사시 각기 맡은 임무를 숙지하는 훈련이었다.
 
 
  목숨 내걸고 海上단속하는 특공대원들
 
  3005함에 승선한 특공대원들은 따분한 낮 시간을 주로 운동을 하면서 보냈다. 바다를 누비는 이들에게는 체력이 곧 생명과 직결되기 때문에 운동은 일상이 된 것같다.
 
  이번 훈련에 파견된 陳在國 특공대장(경위)은 海警이 1991년 특수구조단을 창설할 때부터 있던 멤버다.
 
  해군 SSU(해군 해난 구조대) 출신인 陳대장은 1993년 서해 훼리호 침몰사건, 1994년 성수대교 붕괴사건, 충주 유람선 화재사건 등 국내의 대형사고 현장에서 인명구조와 실종자 수색활동에 참여했다.
 
  陳대장은 불법 중국 어선 검거의 위험을 얘기했다.
 
  불법 조업 중인 중국 어선의 검거 작전은 보통 새벽 1~2시경에 시작된다고 한다. 대형 海警 함정이 가까이 가면 중국 어선이 모두 달아나기 때문에 특공대원들은 7~8마일 밖에서 고속정을 타고 몰래 접근한다.
 
  『중국 어선에 접근할 때 고속정의 속도는 40노트가 넘습니다.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바다에서 레이더 하나만 믿고 목표물을 향해 질주하는 겁니다. 바다 위에 통나무나 어망, 각목 같은 것이 떠 있다가 고속정 스크루에라도 걸리는 날이면 대원들의 목숨이 위험하게 됩니다. 고속정이 뒤집히거나 갑자기 멈춰 버리면 대원들이 엄청난 속도로 바다에 내동댕이쳐지기 때문입니다』
 
  중국 어선에 접근한 후에는 더 큰 위험이 따른다.
 
  『중국 어선에 접근하면 쏜살같이 튀어 올라가 가장 먼저 조타실을 장악해야 합니다. 어물거리면 중국 어부들이 저항하거나 먼저 올라간 대원들의 위험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 흔들리는 고속정에서 중국 배에 순간적으로 오르는 것이 말처럼 쉬운 것은 아닙니다. 중국인 어부들이 배의 시동을 꺼 버리면 배가 NLL 위쪽으로 흘러 들어가기도 합니다. 정말 긴장되는 순간이죠. 중국 선원들이 쇠파이프나 각종 흉기를 휘두르며 저항하기 때문에 대원들은 항상 생명의 위협에 노출되어 있어요』
 
 
  艦尾에서 낚시
 
  10월7일 오전 7시, 호치민市 남동방 150마일 부근이다. 갈매기가 어제는 10여 마리 보이더니 오늘은 두어 마리만 보인다.
 
  파도가 어제보다 더 거세졌다. 조그만 어선 하나가 시커먼 연기를 뿜으며 힘겹게 북쪽으로 올라가고 있는 것이 보였다. 어선의 머리는 공중에 한참을 치솟았다가 수면으로 내리쳐박고 있었다. 3005함이 되돌아가는 길이 쉽지 않을 것 같았다.
 
  오후 3시가 되자 바람이 불고, 비가 내렸다. 바람 속도는 초속 15m, 바람이 그동안 뒤에서 불었는데 지금부터는 배의 정면에서 불어왔다.
 
  한 시간 후 비가 그치자 오른쪽 수평선에 油井(유정) 두 개가 보였다. 지도에서 확인하니 다이훙(Dai Hung) 油井이다. 인천을 떠나 며칠 동안 외로운 항해를 하던 중이라 승조원들은 油井을 보자 육지를 만난 듯 반가워했다.
 
  『우리나라에 저런 油井 하나만 있어도 철통같이 지킬 텐데…』
 
  『부산 앞바다에 저런 것 서너 개는 서 있어야 폼이 나지』
 
  저마다 한 마디씩 거들고 나섰다.
 
  油井을 지나자 다시 적막한 항해가 시작됐다. 艦尾(함미)에 낚싯줄을 길게 늘어뜨려 놓았지만, 달아 놓은 마른 오징어 미끼가 물수제비를 뜨면서 통통 튀기만 할 뿐이다. 16노트 속도는 고기를 잡기에는 너무 빠르고, 설사 고기가 물더라고 금방 떨어져 나간다.
 
  밤 10시가 되자 또다시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이번 비는 번개를 동반한 폭우였다.
 
  10월8일, 배는 드디어 말레이시아 동방 180마일 부근까지 왔다. 바다는 몰라보게 잔잔해졌다.
 
  오전 11시 「카캅나투나(Kakap Natuna)」라는 油井을 지났다. 눈에 보이는 두 개의 油井 중 하나는 대낮인데도 붉은 불기둥을 요란하게 뿜어냈다. 지도상에는 이 油井 서쪽 멀지 않은 곳에 「유정밭」이라고 부를 수 있는 거대한 油井지대가 있었다.
 
  속도를 13노트로 줄였다. 해상 교통량이 많은 싱가포르 해협을 다음날 새벽에 통과하기 위해 일부러 천천히 가는 것이라고 했다.
 
  내일이면 싱가포르 해협을 통과해 말라카 해협에 진입한다. 함정 승조원은 항해가 다 끝난 것처럼 설레는 표정이 역력했다. 모두들 『아침에 싱가포르港을 꼭 보겠다』고 한 마디씩 하며 잠자리에 들었다.
 
 
  말라카 해협을 지나다
 
  10월9일 오전 7시, 일어나자마자 세수도 하지 않고 조타실로 달려갔다. 어느새 조타실은 스무 명이 넘는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오전 8시까지 근무를 선 새벽 근무조도 쉬러 들어가지 않고 그대로 조타실에 남아 3005함의 싱가포르 해협 통과를 지켜봤다.
 
  새벽 근무자에게 물어보니 오전 6시에 싱가포르 해협 입구에 있는 호스버그 등대를 지났다고 했다.
 
  희뿌연 안개와 구름이 짙게 끼어 視界가 좋지 않았다. 안개 사이로 거대한 유류 저장시설과 정유공장 시설도 보였다.
 
  조타장 林鍾大(임종대ㆍ46) 경사는 근무가 끝났는데도 계속 레이더 앞에 앉아 있었다. 레이더에는 크고 작은 배가 수없이 찍혀 있었다. 유조선, 컨테이너선, 예인선…. 수많은 배가 좁은 해로에 떠 있었다. 레이더에 잡히지 않은 작은 조각배가 서너 대 줄을 지어 우리 함정 앞을 지나갔다.
 
  이곳은 수심이 20m가 채 안 되는 곳이 많다. 레이더에 뜬 목표 어선을 클릭해 놓으면 몇 초 후에 해당 배의 속도와 거리, 진행방향이 나타난다.
 
  視界가 좋지 않아 레이더가 3마일 반경을 스크린하게 범위를 좁혀 놓았다. 林경사는 『전방 상선 속도 8노트, 거리 1마일』하는 식으로 배 한 척 한 척의 움직임을 南함장에게 보고했다.
 
  싱가포르 해협을 통과하는데 배의 속력을 18노트로 올렸다. 내일 오전 8시까지 랑카위 목적지에 도착하기 위해서다.
 
  싱가포르 해협을 벗어나자 배는 속도를 더 높여 全속력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말라카 해협의 물결은 마치 비단을 펼쳐 놓은 것처럼 잔잔하다. 싱가포르 앞바다를 지날 때 짙은 초록색을 띠던 바다는 말라카 해협을 지나갈수록 군청색으로 바뀌었다.
 
  오전 8시30분이 되자 폭우가 퍼부었다. 배의 왼편 인도네시아 쪽은 맨눈으로 보이지 않고, 오른편 말레이 반도만이 샌드위치를 수면에 띄워 놓은 듯 납작하게 끝없이 이어졌다.
 
  오후 2시, 全속력으로 가던 배가 갑자기 속력이 절반으로 떨어졌다. 엔진 오일필터가 막혀서 우현 엔진의 온도가 올라가고 있었다. 엔진실에 내려가 보니 기관부 직원과 戰警들이 엔진 오일 필터를 청소하고 있었다. 이들은 모두 엔진의 열기와 소음에 땀을 뻘뻘 흘리며 웃통을 벗고 귀마개를 하고 있었다.
 
  이날 밤부터 艦尾에 조명을 밝게 비추고 소총을 든 戰警이 근무를 섰다. 만에 하나 있을지 모르는 해적의 공격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밤새 배가 덜컹덜컹 소리를 내고, 요동이 심했다. 낮에 보았던 잔잔한 바다에서 왜 이렇게 배가 요동을 치는지 알 수 없었다. 인도양이 말라카 해협으로 밀려 들어오는 곳의 너울이 심해서 그렇다고 했다.
 
 
  랑카위 도착
 
  10월10일 오전 8시, 드디어 항해 마지막 날이 왔다. 아침부터 햇살이 뜨겁다. 이곳의 바다는 다시 녹색으로 바뀌어 있었다.
 
  3005함은 사전에 약속된 스타크루즈 항구로 들어가기 위해 랑카위 섬 남쪽으로 계속 진행을 했다.
 
  오전 11시, 붉은 천막을 씌운 보트 한 대가 빠르게 함정을 향해 접근해 왔다. 보트는 머리가 하얗고 주름이 많은 도선사를 함정에 내려놓고 쏜살같이 되돌아갔다.
 
  도선사의 지시에 따라 3005함은 약 150m 길이의 부두로 다가갔으나 쉽게 정박하지 못했다. 부두에 가까이 갔다가 물러나기를 세 번이나 했다.
 
  세 번의 시도 끝에 3005함은 낮 12시 정각 부두에 무사히 접안했다.
 
  저녁에 기자들은 랑카위에 있는 「랑카수카 리조트」라는 호텔에 투숙했다. 같이 고생하고 온 승조원들은 계속 함정에 머물러야 한다는 것에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제주도의 3분의 1 크기의 랑카위는 말레이시아의 유명한 휴양지로 자동차로 두 시간 정도면 섬 전체를 돌아볼 수 있다고 한다. 주민은 약 5만 명, 한국 교민이 20명 가량이 있다.
 
  이날 저녁 「한국관」이라는 한국식당에서 崔元伊 해경 경비국장의 저녁식사 초대가 있었다. 5년째 영업 중인 한국관은 랑카위에서 유일한 한국식당이다. 반면 일식집이나 중국집은 한 집 건너 한 집 보일 정도로 많았다. 주인 안경옥씨가 月刊朝鮮을 정기구독하고 있어 반가웠다.
 
  崔국장은 『우리가 이렇게 먼 길을 온 것은 말레이시아 海警에게 우리 商船의 안전에 좀더 많은 신경을 써 달라는 측면이 있다』며 『우리도 말레이시아 선박이 도움이 필요할 때 적극적으로 돕겠다는 의지』라고 이번 훈련의 의의를 설명했다.
 
  10월11일, 말레이시아 海警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다음날 있을 훈련의 예비 연습을 했다. 훈련 시나리오의 세부 내용에 있어 다소 변경이 있었지만 실제 훈련과 동일하게 진행되었다.
 
 
  마침내 합동훈련
 
  10월12일, 오전 9시부터 「한국ㆍ말레이시아」 해적대응 합동훈련이 실시됐다. 훈련 시나리오는 「말라카 해협 인근에서 한국 선박을 습격, 인질 6명을 납치한 해적선을 발견하여 한국과 말레이시아 海警이 공동으로 이를 제압한다」는 내용으로 짜였다.
 
  훈련은 랑카위 스타크루즈 부두 약 5km 근해 해상에서 실시됐다. 말레이시아 海警 관계자들이 3005함에서 훈련광경을 지켜봤다.
 
  105t급 가상 해적선이 나타나자 우리 측 헬기와 말레이시아 측 헬기가 공동으로 위협선회를 시작했다. 이때 특공대원이 탄 고속 고무보트 세 척이 해적선을 뒤쫓았다. 한 척은 한국, 두 척은 말레이시아 특공대원이 승선한 고무보트였다. 해적선을 따라 잡은 한국·말레이시아 특공대원들이 섬광과 연막을 터뜨리며 번개같이 해적선에 올라 해적을 제압했다.
 
  공중에는 우리 측 헬기에서 특공대원 4명이 인질을 구출하기 위해 레펠을 타고 해적선에 강하했다.
 
  조타실에서 이 모습을 지켜보던 말레이시아 海警 관계자들도 좁은 갑판 위에 한국 특공대원들이 무사히 안착을 하자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3005함과의 8박9일, 海警 승조원들의 노력은 지금 이 시간에도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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